관리자24.08.28조회 18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Cold Tumor)에 대해 SHP2 억제제가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이 약물을 개발 중이다.
비면역 종양은 종양미세환경에 면역 세포가 극히 드물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암 유형이다. 면역관문 억제제가 면역 세포의 활성을 차단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을 억제하여도 암 세포 공격을 매개할 수 있는 면역 세포가 없으므로 치료 효과가 거의 없다.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뇌암(교모세포종), 대장암 등이 비면역 종양의 대표적 유형이다. 여전히 이러한 암 유형들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절제술이고, 이후 재발 및 불응하면 화학방사선요법을 시도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1세대 화학 항암제, 2세대 표적 항암제 대비 부작용 및 내성 문제를 극복한 혁신 항암제다. 업계는 면역관문 억제제를 통해 비면역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사이토카인 활성 요법이 대표적이다. 이 방법은 종양미세환경에서 사이토카인을 활성화하여 의도적으로 염증 반응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체내 면역 세포를 증식하고 면역관문 억제제의 유효성을 높일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이토카인 활성 요법은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부작용의 우려가 동반된다. 가령, IL-2 활성 요법은 NK 세포와 T 세포를 강력하게 활성화하지만, 이를 위해 고용량으로 투약하면 혈관누출증후군 등 심각한 부작용이 동반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SHP2 억제제가 면역관문 억제제와의 병용요법으로서 비면역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로 부상하고 있다.
SHP2는 다양한 세포 내에서 활성 및 억제 등의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여 세포의 성장, 분화, 생존을 조절하는 인자다. 이러한 역할로 인해 SHP2 활성의 조절이 수많은 질병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SHP2는 면역 세포의 종양미세환경 내 생존 및 증식을 저해하는 MAPK, PI3K-AKT-mTOR, JAK-STAT, RAS 등의 신호 전달 경로에 개입하여 활성화한다. 따라서 SHP2를 억제할 경우, 비면역 종양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면역관문 억제제를 통해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HP2 억제제와 사이토카인 활성 요법을 비교할 경우, SHP2 억제제가 더욱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사이토카인 활성 요법은 대체로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용량을 사용할 수 밖에 없으므로 부작용의 우려가 크다.
반면, SHP2 억제제는 저분자 화합물로 개발되는데, 이 약물 유형은 반감기가 더 길기 때문에 고용량으로 투약하지 않아도 효과적으로 SHP2를 억제할 수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현재 개발 중인 SHP2 억제제는 전세계적으로 45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TNO155’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RMC-4630’ 등 빅파마도 개발 대열에 합류하면서 SHP2 억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나프테라퓨틱스가 SHP2 억제제 후보물질 ‘KT-01766’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19년 2월 설립된 바이오벤처다.
‘KT-01766’은 알로스테릭 SHP2 저해제다. RAS 신호 전달을 저해하면서 PD-(L)1 등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암 환자의 치료 반응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뇌전이 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나프 테라퓨틱스는 올해 4월 미국 암학회(AACR)에서 ‘KT-01766’의 전임상 실험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KT-01766’은 RAS 양성 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두드러진 부작용 없이 우수한 항종양 활성을 보였다. 뇌전이 모델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나면서 혁신 신약으로써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